佛敎 說話 및 童話 (불교
설화 및 동화)
제 25 화 혜월(慧月, 1861~1937) 큰스님 이야기
혜월선사는 경허스님의 둘째 제자이셨는데
'개간(開墾)선사'란 별칭에 걸맞게 토지와 관련해 숱한 일화를 남겼습니다. 어찌 보면
바보라고 불릴 정도로 타산 없이 사신 분으로 평생 속고만 살다가 열반하신 분처럼 보이는 분이 천진스런 스님, 혜월선사였습니다.
스님께서 부산 금정산(金井山) 선암사(仙巖寺)에서 주지로 주석하실 때..... 그는 산지를 개간해 논을 만들려고, 문전옥답 다섯 마지기를 팔아 그 돈으로 일꾼들을 사서 밭을 일구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일꾼들이 스님의 설법에 정신들이 팔려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땅도 한없이 척박하여 겨우 자갈밭
세 마지기를 개간했습니다.
이를 본 제자들이 혜월선사에게 불평을 했습니다.
“스님,
그 좋은 땅이던 논 다섯 마지기를 팔아 기껏 자갈밭 세 마지기를 만들어 놓으시면 어떡하십니까?"
그러나 스님께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셨습니다.
“처음 논 다섯 마지기는 그대로 있지 않느냐? 그리고 자갈밭 세 마지기가 새로 더 생겼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 하하하.”
이처럼 혜월스님의 계산법은 속세와 사뭇
달랐다고 합니다.
내원사에 계실 때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몇 해에 걸치시어 황무지 2천여 평을 개간하여 논으로 만들었습니다. 농사가 잘 되는 것을 본
마을사람들이 이 중 세 마지기를 팔라고 너무 졸라대서 결국은 팔게 되었는데 천진한 혜월스님은 그 사람의 말만 믿고 세 마지기를 두 마지기 값에
넘기고 말았습니다.
스님께서 헐값에 논을 팔고 돌아오시자 곁에
계시던 모든 스님들이 못마땅해 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이 하시는 말씀인 즉 “이미
논 세 마지기는 그대로 있고, 여기 두 마지기 논 값을 따로 받아 왔으니 전체로 보면 논이 다섯 마지기로
늘어난 것이 아니냐?!”
무소유를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신 혜월선사는
항상 생활은 검소했으며 소지품이라고는 발우와 옷가지, 작은 이불 하나 뿐이었다고 하고, 밤에 주무실 때도 요를 깔지도 않고 맨바닥에서 잠시 눈을 붙이셨다고 합니다.
그는 불쌍하거나 사정이 딱한 사람을 보면 가지고 있던 물건을 남김없이 보시했으며, 천진
도인답게 까치와 까마귀 등 산새들이 날아와 스님 몸에 앉기도 했다고 하며, 특히 소를 좋아하셔서 묶인
소를 보면 곧 풀어주곤 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혜월스님은 '무주상
보시의 자비도인'이요, 무소유의 '무심도인(無心道人)'이며, 천진무구했던 '천진불(天眞佛)'로써 한 세상을 살다 가신 스님이었습니다.
일체의 모든 법은 (一切有爲法)
본래 진실한 실체가 없다 (本無眞實相)
그 모습을 보고 무상한 뜻을 알면 (於相義無相)
그것을 일러 견성이라 한다 (卽名爲見性) <스님의 임종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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