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敎 說話 및 童話 (불교 설화 및 동화)
제 26 화 수미산이
겨자씨 속으로 들어가는 이야기
중국 당나라 때에 살았던 이발(李勃)은 책을 많이 읽은 것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
입니다. 사람들은 그가 책을 만 권이나 읽었다고 하여, 그를 ‘이만권(李萬卷)’
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날 이발은 [유마경]을 읽다가, 불가사의품(不可思議品)에 있는 ‘수미산이 겨자 씨앗 속에 들어가고, 사대해수(四大海水)가
하나의 조그마한 털구멍 속으로 들어간다’는 법문에 이르러 꽉 막혀버렸습니다. 이발은 무슨 뜻인지를 이해 할 수 없어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여산의 업종사(業宗寺)에 있는 지상(智常)스님을
찾아가서 여쭈었습니다.
“유마경에 ‘수미산이 겨자씨에 들어가고, 사대해수가 하나의 털구멍 속으로 들어간다’는 법문이 있던데, 그렇게 큰 산과 넓은 바다가 어떻게 겨자씨나 털구멍처럼 작은 것 속에 들어갈 수가 있습니까?”
그러자 지상스님은 빙그레 웃으며 반문하였습니다.
“사람들이 그대를 ‘이만권’이라
한다지?”
“예.”
“그 까닭이 무엇인가?”
“제가 이제까지 읽은 책들이 만 권 정도가 된다 하여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그 많은 책들을 어떻게 그 작은 머리 속에 다 넣었는고?”
지상스님의 이 말씀을 듣는 순간 이발은 마음이 확 트이며 크게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 속의 ‘이만권’처럼, 경전을 읽다가 생겨나는 의문을 그냥 모른 체 하지 않고 꾸준히
챙기면서 공부해 나아가다 보면, 좋은 인연을 만날 때 큰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적당한 이해, 적당한 해결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극히 작은 것이라도 철두철미하게 파고 들어가는 것을 더 소중히
여깁니다. 부디 간경(看經)을
할 때 대충대충 하지 마시고, 난해(難解)한 구절이나 의문이 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풀릴 때까지 꾸준히 노력하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 일타 큰스님의 ‘불자의 마음가짐과 수행법’중에서
(묘심사 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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