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일 금요일

불교 설화 제 24화



佛敎 說話 및 童話 (불교 설화 및 동화)

            제 24   인욕바라밀 (忍辱波羅蜜)

보시와 지계가 마음속의 탐욕을 제거하는 수행이라면, 인욕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성내는 마음, 즉 진에(瞋恚)를 멸하는 수행입니다. ‘육도집경에서는 참지 못하는 것이 화의 근원이고 인욕은 만복의 근원이므로, 인욕을 통해 만복을 이루어 일체 중생에게 고루 나누어 주기 위해서 보살은 인욕을 실천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인욕은 소극적으로 참고 화를 내지 않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비라는 적극적인 행동까지를 포함합니다. 우리가 당하는 화를 보면 대부분 참지 못한 데에 그 원인이 있으며,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한 결과가 얼마나 참혹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건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부처님의 종족인 석가족이 멸망한 것도 석가족이 인욕을 하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코살라국 파사익왕의 아들인 유리왕은 석가족의 외가입니다. 파사익왕이 석가족에게 청혼을 하자 석가족은 코살라국의 위세 때문에 거절할 수는 없었지만, 고결한 석가족이 야만적인 파사익왕과 혼인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여 예쁘고 총명한 여종을 석가족의 왕족으로 속여서 파사익왕에게 보냈습니다. 유리왕자는 이 여인과 파사익왕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가 일곱 살이 되던 해 외가인 카필라성에 갔다가, 마침 새로 지은 사당에 들어가 제단 위에 올라가서 놀게 되었습니다. 어린아이가 아무것도 모르고 한 행동인데, 석가족들은 신성한 신전을 종의 아들이 더럽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유리왕자에게 종년의 자식이 감히 신전을 더럽히느냐.”고 크게 꾸짖었습니다. 유리왕자는 태자인 자신을 종년의 자식이라고 부른 데 대하여 크나큰 원한을 품고 코살라국에 돌아가 그 원한을 키웠습니다. 그는 성장하자 부왕인 파사익왕을 몰아내고 왕위를 찬탈한 후에, 카필라성을 침략하여 석가족을 몰살했습니다. 그의 원한이 얼마나 컸던지, 석가족을 머리만 남기고 땅에 파묻어 코끼리로 밟아 죽였다고 합니다.

원한에 의한 업보는 이렇게 무서운 것입니다. 많은 불경에서 과거에 뿌린 것은 적지만, 지금 얻는 것은 많다고 하듯이, 業은 마음속에서 자랍니다. 業은 원한과 미움 속에서는 무서운 과보로 자라고, 인욕과 자비 속에서는 아름다운 과보로 자랍니다. 인욕은 이러한 업보의 법칙아래서 나쁜 인연을 좋은 인연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됩니다.       


-    이중표 지음  불교란 무엇인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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